청해사 포천 창수면 문화,유적
초여름의 맑은 오후, 포천 창수면의 낮은 산기슭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숲이 점점 짙어질 즈음, 고요한 절집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곳이 바로 ‘청해사(淸海寺)’였습니다. 대문 앞에는 오래된 돌계단이 있고, 그 위로 붉은 단청의 기둥이 햇살을 받아 부드럽게 빛났습니다. 주변의 나무 사이로 새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지붕의 기와를 스치며 잔잔한 소리를 냈습니다. 처음 들어서는 순간, 공간 전체가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어 마음이 자연스레 차분해졌습니다. 산세가 품고 있는 절집 특유의 평온함이 오랜 시간 그대로 머물러 있는 듯했습니다.
1. 창수면 들길을 따라 도착한 길
청해사는 포천시청에서 북쪽으로 약 30분 거리, 창수면의 완만한 산자락 안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청해사’를 검색하면 절 입구 바로 아래 도로까지 안내되며, 그곳에 작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따라 3분 정도 오르면 절의 대문이 보입니다. 길가에는 느티나무가 늘어서 있고, 여름 햇살을 받아 나뭇잎이 반짝였습니다. 길은 짧지만 조용하고 경사가 완만하여 천천히 오르기에 좋습니다. 이른 오후의 공기가 맑아 숲 냄새가 짙게 느껴졌고, 계단 옆으로는 작은 석등 하나가 방문객을 맞이하듯 서 있었습니다. 도시의 소음이 완전히 사라진 평화로운 길이었습니다.
2. 절집의 구조와 첫인상
대문을 지나면 넓은 마당 한가운데 대웅전이 정면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붉은 기둥과 회색 기와가 조화를 이루고, 처마의 곡선이 부드럽게 하늘과 이어집니다. 대웅전 앞에는 커다란 돌탑이 세워져 있으며, 탑의 석재는 부드럽게 닳아 세월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양옆으로는 작은 요사채와 범종각이 자리하고, 뒤편의 숲이 절집을 감싸고 있습니다. 내부는 아담하지만 단정했습니다. 목재의 결이 그대로 드러난 불단과 작은 촛불 하나가 공간을 따뜻하게 밝혔습니다. 그 앞에 앉아 있으면 자연스레 숨이 고르게 정돈되는 듯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제된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3. 청해사의 유래와 역사적 의미
청해사는 조선 후기 창건된 사찰로, 이름은 ‘맑은 바다의 마음을 닮아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과거 창수면 일대의 유생들이 학문과 정신 수양을 위해 머물렀던 장소로도 전해집니다. 이후 지역 불자들의 신앙 중심지로 자리 잡으며, 수차례 중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웅전 안에는 석가모니불과 함께 관음보살, 지장보살상이 나란히 모셔져 있으며, 불상 뒤편의 후불탱화는 최근 복원되어 색감이 또렷했습니다. 이 절은 규모는 작지만, 지역 주민들이 꾸준히 찾아 기도와 제를 올리는 생활 속의 사찰로서 의미가 깊습니다. 단아하고 정직한 구조 속에 신앙의 흔적이 조용히 스며 있었습니다.
4. 주변의 자연과 관리 상태
청해사 주변은 매우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마당의 돌바닥이 물기 없이 깨끗했고, 잡풀 하나 없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절담 옆에는 작은 연못이 있어 연잎 사이로 잠자리들이 날아다녔습니다. 요사채 앞 화단에는 수국과 백일홍이 피어 있었고, 색감이 절의 단청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습니다. 안내판에는 절의 연혁과 불상의 특징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며, 건물마다 제자리에 붙은 이름패가 있어 구조를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종각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멀리 숲으로 번질 때, 공간 전체가 고요한 울림으로 가득 찼습니다. 방문객이 많지 않아 오롯이 사색하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5. 인근에서 함께 둘러볼 만한 곳
청해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창수계곡’이 있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으로, 절집의 고요함과 자연의 생동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이후 포천 방향으로 이동하면 ‘국망봉 자연휴양림’이 이어져 짧은 산책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계곡과 숲을 연계한 하루 일정이 특히 좋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창수면소재지의 한정식집에서 들깨버섯전골을 먹었는데, 따뜻한 국물 향이 산의 공기와 어우러져 인상 깊었습니다. 청해사 방문 후 이렇게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면, 하루가 차분하게 정리되는 기분이 듭니다.
6.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청해사는 입장료가 없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합니다. 대웅전 내부는 신도들의 예불 시간에는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조용히 외부 관람을 권합니다. 사찰 내에서는 음식물 섭취나 흡연이 금지되어 있으며, 사진 촬영 시에도 경건한 분위기를 지켜야 합니다. 봄에는 절 입구의 벚꽃이 화려하게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계절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비 오는 날에는 계단이 젖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용히 머물며 마음을 가라앉히기 좋은 소규모 사찰입니다.
마무리
청해사는 화려한 사찰은 아니지만, 그 안에 담긴 고요함과 질서가 인상 깊은 곳이었습니다. 오래된 나무와 돌계단, 그리고 단정한 대웅전이 만들어내는 풍경 속에서 마음이 맑아졌습니다. 잠시 앉아 바람과 새소리를 듣다 보면 일상의 복잡함이 천천히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작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공간, 세월의 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절집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초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시기에 다시 찾아, 단풍빛에 물든 청해사의 풍경을 보고 싶습니다. 포천의 산세와 함께 숨 쉬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문화유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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