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3가 문화,유적
비가 살짝 그친 늦은 오후, 전주 완산구 중앙동의 ‘아크빌’을 찾았습니다. 전주객사에서 도보로 5분 남짓 거리에 자리한 이곳은 오래된 근대 건축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건물이었습니다. 처음 마주했을 때, 붉은 벽돌 외벽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고, 창문마다 남겨진 시간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아름다웠습니다. 주변이 현대식 상가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아크빌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건물 앞에 서니 일제강점기 시절 전주의 번화한 거리 풍경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용도는 바뀌었지만, 건물의 형태와 질감은 여전히 당시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서 만난 이 ‘시간의 틈’ 같은 장소가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1. 전주 중심에서 만나는 근대의 흔적
아크빌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으며, 중앙동의 오래된 도로변에 자리합니다. 전주역에서 택시로 약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고, 주변 도로는 왕복 2차선이지만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건물 앞에는 ‘전주 근대건축물 아크빌’이라 적힌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찾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외관은 붉은 벽돌과 아치형 창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30년대 건축 양식을 잘 보여줍니다. 주차 공간은 협소하지만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주변에는 카페와 소규모 상점들이 밀집해 있어, 산책하듯 걸으며 건물을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건물의 측면이 드러나는데, 오래된 벽돌이 만들어내는 색감의 깊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심 속에서도 과거의 공기가 느껴졌습니다.
2. 건물 내부와 공간의 분위기
아크빌 내부는 현재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카페와 전시 공간, 작은 공연장이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들어서면 나무 바닥의 삐걱거림이 그대로 남아 있고, 천장은 높은 형태로 되어 있어 공간감이 넓게 느껴집니다. 벽돌 사이의 미세한 균열마저 자연스러운 장식처럼 보였고, 복원 당시 사용된 목재의 질감이 따뜻했습니다. 1층은 커피 향이 퍼져 있는 휴식 공간으로, 큰 창을 통해 바깥의 거리 풍경이 프레임처럼 들어옵니다. 2층에는 예술가들의 사진전과 소규모 전시가 자주 열리고 있으며, 예전 사무실 구조를 유지한 채 공간이 나뉘어 있습니다. 조명은 부드럽고, 전시물보다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낡은 건물 특유의 온기가 남아 있어 오래 머물러도 편안했습니다.
3. 아크빌이 지닌 역사적 가치
아크빌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상업용 건물로 세워진 근대건축물입니다. 이후 여러 용도로 사용되며 전주의 근대화 과정과 함께 도시의 변화를 지켜왔습니다. 당시 사용된 붉은 벽돌과 아치형 창문은 서양식 건축양식을 받아들인 전주의 대표적 건물로 평가받습니다. 전주가 행정과 상업의 중심지로 성장하던 시기에 세워져, 경제적 번영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일부 복원과 보존 작업을 거쳐 시민과 여행자에게 개방되었습니다. 건물의 외관뿐 아니라 실내 일부 기둥과 천장의 구조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어, 근대 건축의 재료와 기술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 단순한 카페 공간을 넘어, 전주의 역사적 흐름을 품은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었습니다.
4. 세심하게 조성된 편의 공간
아크빌 내부는 근대 건축의 구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현대적으로 개조되어 있습니다. 1층의 휴게 공간에는 벽돌을 그대로 노출시켜 건물의 질감을 살렸고, 조명은 노란색 톤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냅니다. 전시실에는 벤치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작품을 감상하며 잠시 머물기에 좋습니다. 카페 구역의 커피 향은 은은하게 번지며, 벽면에는 전주의 옛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건물 한편에는 작지만 깨끗한 화장실이 있고, 엘리베이터 대신 나무 계단이 남아 있어 옛 구조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공간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관람객에게 건물의 역사와 구조를 간략히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차분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멈춘 듯한 정적이 감돌았습니다. 작은 세부까지 신중하게 보존된 공간이었습니다.
5. 주변에서 함께 둘러볼 명소
아크빌에서 나와 길을 따라 걸으면 곧바로 전주객사와 경기전으로 이어집니다. 도보 10분 거리 내에 한옥마을이 있어, 근대와 전통의 시간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중앙동 일대에는 오래된 서점과 소규모 갤러리, 수공예점들이 모여 있어 느긋한 산책 코스로 좋습니다. 특히 인근의 ‘전주 근대문화거리’에는 1920~30년대 건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함께 둘러보면 전주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아크빌에서 도보 5분 거리에는 ‘성당길 카페거리’가 있어 점심이나 디저트를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저녁 무렵이면 주변 가로등이 켜지며 벽돌 건물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장면이 아름답습니다. 짧은 이동만으로도 전주의 전통과 근대를 잇는 여정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6.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팁
아크빌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됩니다.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아 내부 좌석이 금세 차므로 오전 시간대를 추천합니다.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전시 구역에서는 플래시 사용을 자제해야 합니다. 외부 벽돌은 세월이 쌓여 약간의 균열이 있으므로, 손으로 만지거나 기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건물 앞 도로는 일방통행이므로 도보 이동이 가장 편리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외부 벤치에 앉아 건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됩니다. 전주의 중심에서 근대와 현재가 나란히 숨 쉬는 공간을 느끼고 싶다면, 아크빌은 그 시작점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마무리
아크빌은 전주의 화려한 한옥거리와는 또 다른 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벽돌 하나, 창문 하나에도 이야기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도심 속에서 잊히지 않고 남아 있는 근대 건축의 생생한 증거이자,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그 여운은 길었습니다. 다시 전주를 찾는다면, 해질 무렵 벽돌 벽에 빛이 비치는 아크빌 앞에서 조용히 머물고 싶습니다. 아크빌은 전주가 품은 시간의 깊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문화유산이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